영화 쥬라기 월드 새로운 시작 리뷰
장장 30년에 가까운 역사를 자랑하는 '쥬라기' 시리즈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습니다. 바로 영화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을 통해서 말이죠. 많은 분들이 '쥬라기 월드 새로운 시작'이라는 이름으로 기억하기도 하시지만, 공식 제목은 '도미니언(Dominion)', 즉 '지배' 또는 '영역'을 뜻하며, 인간과 공룡이 함께 살아가는 세상의 모습을 그리며 시리즈를 마무리하는 작품입니다.
2022년 개봉 당시 엄청난 관심 속에서 극장가를 찾았지만, 개봉 후에는 기대만큼 실망했다는 반응과 그래도 추억을 느낄 수 있었다는 반응이 엇갈리며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습니다. 과연 이 영화, 어땠을까요?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이 남긴 발자국들을 따라가며 솔직한 리뷰와 평가를 총정리해 보겠습니다.
1. 꿈인가 현실인가: 인간과 공룡이 공존하는 세상의 시작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은 전작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으로부터 4년 후의 이야기를 그립니다. 섬을 벗어난 공룡들이 전 세계 각지로 퍼져나가면서, 인류는 역사상 처음으로 지구의 지배자 자리를 공룡과 나누어야 하는 상황에 놓입니다. 영화는 바로 이 '공존'이라는 흥미로운 설정에서 출발합니다.
도심 한가운데에 공룡이 출몰하고, 하늘에는 익룡이 날아다니며, 사람들은 공룡과의 충돌을 피하며 살아갑니다. 영화 초반에 보여주는 이러한 모습들은 '만약 실제로 공룡과 함께 살게 된다면?' 이라는 상상력을 자극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깁니다. 익숙했던 인간의 세상에 불쑥 끼어든 거대한 야생 생명체들. 영화는 이 새로운 시대의 풍경을 시각적으로 그럴듯하게 구현해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가 팬들을 가장 열광시켰던 지점은 바로 오리지널 '쥬라기 공원' 3부작의 전설적인 배우들이 돌아왔다는 점입니다. 고생물학자 '앨런 그랜트' 박사 역의 샘 닐, 고식물학자 '엘리 새틀러' 박사 역의 로라 던, 그리고 혼돈 이론 전문가 '이안 말콤' 박사 역의 제프 골드블럼이 '쥬라기 월드' 시리즈의 주인공들인 '오웬 그래디'(크리스 프랫)와 '클레어 디어링'(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과 함께 조우합니다.
오리지널 배우들의 등장과 이들이 '쥬라기 월드' 캐릭터들과 만들어내는 케미스트리는 팬들에게는 그 자체로 큰 감동이었습니다. 과거의 추억을 소환하며, 두 세대의 주인공들이 힘을 합쳐 위기에 맞서는 모습은 분명 이 영화의 중요한 매력이었습니다. 특히 앨런과 엘리의 재회는 많은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죠.
2. 압도적인 스케일과 액션, 하지만 어딘가 엇나간 초점
블록버스터 영화로서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은 시각적인 만족감을 선사합니다. 거대한 공룡들의 모습은 더욱 사실적으로 구현되었고, 다양한 환경 속에서 펼쳐지는 액션 시퀀스들은 박진감이 넘칩니다. 특히 말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오웬의 오토바이 추격 장면이나, 눈 덮인 설원에서 벌어지는 공룡과의 사투 등은 뛰어난 영상미와 연출로 손꼽히는 명장면입니다. 최신 시각 효과 기술로 되살아난 공룡들은 보는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하지만 영화의 많은 비판이 쏟아진 지점도 바로 이 부분입니다. '공룡과의 공존'이라는 흥미로운 설정에도 불구하고, 영화의 핵심 줄거리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갔기 때문입니다. 많은 관객과 평단은 영화가 공룡 그 자체의 위협이나 생태계 변화에 집중하기보다, 거대 생명공학 기업인 '바이오신'의 유전자 조작 '거대 메뚜기 떼' 음모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한 것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습니다.
물론 거대 메뚜기가 전 세계 식량 공급망을 위협하고, 이를 통해 바이오신이 유전 공학 시장을 독점하려는 음모는 이야기의 중요한 축입니다. 그리고 이 음모를 파헤치는 과정에서 오리지널 캐릭터들이 활약하는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하지만 '쥬라기 월드' 시리즈의 피날레에서 기대했던 것은 '공룡이 지배하는 세상'에 대한 더욱 깊이 있는 탐구나, 인간과 공룡의 생존을 건 진정한 대립이었기에, 메뚜기 떼 이야기가 상대적으로 지루하고 핵심에서 벗어난 것처럼 느껴진다는 평이 많았습니다.
공룡들 역시 기대했던 것만큼의 존재감이나 위협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몇몇 특정 장면에서의 강력한 모습 외에는, 공룡들이 이야기의 배경이나 특정 사건을 위한 도구처럼 사용되는 느낌이 강하다는 지적이었습니다. '쥬라기 공원' 시리즈 특유의 공룡에게 쫓기는 긴장감이나, 미지의 생명체에 대한 압도적인 공포감이 부족했다는 평도 지배적이었습니다. 이는 영화가 초점을 어디에 맞추었는지 명확하게 보여주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3. 산만한 플롯과 아쉬운 캐릭터, 그리고 호불호 갈린 결말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은 오웬과 클레어가 납치된 '메이지'(인젠의 창립자인 벤자민 록우드의 복제인간)를 찾아 나서는 줄기, 그리고 앨런과 엘리가 바이오신에서 벌어지는 수상한 사건(메뚜기 떼)을 조사하는 줄기, 이 두 가지 주요 스토리가 진행되다가 후반부에 합쳐지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두 가지 줄기가 매끄럽게 연결되지 못하고 다소 산만하게 느껴진다는 점이었습니다. 메이지의 존재와 복제 인간이라는 설정은 전작부터 이어져 온 중요한 요소이지만, 이 이야기와 메뚜기 떼 음모가 유기적으로 결합되지 못하고 따로 노는 듯한 인상을 주었습니다. 각 스토리 라인이 독립적으로 진행되다가 후반부에 급하게 합쳐지는 과정에서 개연성이 부족하다는 비판도 제기되었습니다.
캐릭터 활용에 대한 아쉬움도 있었습니다. 새로운 캐릭터들이 매력이 부족하거나 충분히 발전되지 못했다는 평이 있었고, 오랜만에 돌아온 오리지널 캐릭터들 역시 비중이나 활약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물론 그랜트, 새틀러, 말콤 세 사람이 다시 뭉쳐 대화하고 함께 위기를 헤쳐나가는 모습은 팬들에게 반가움을 선사했지만, 이들이 영화의 핵심 플롯인 메뚜기 떼 사건 해결에 주로 관여하는 모습은 '쥬라기' 시리즈의 정체성인 공룡과 다소 동떨어져 있다는 느낌을 주기도 했습니다. 오웬과 클레어의 캐릭터 역시 새로운 깊이를 보여주기보다는 기존의 역할을 반복하는 데 그쳤다는 평도 있었습니다.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하는 결말 역시 호불호가 크게 갈렸습니다. 많은 팬들은 30년 역사의 마무리를 장식하는 작품으로서 더욱 강력하고 인상적인 메시지나 결말을 기대했지만,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의 결말은 상대적으로 평범하고 급하게 마무리된 듯한 느낌을 주었다는 평이 많았습니다. 인간과 공룡이 '공존'하는 세상이 결국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비전이나 깊이 있는 성찰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로튼 토마토 평론가 지수 29%라는 매우 낮은 점수는 이러한 평단의 비판적인 시각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4. 그럼에도 불구하고: 팬심을 자극하는 추억과 몇몇 강점
앞서 많은 비판점을 이야기했지만,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이 가진 강점 또한 분명히 존재합니다.
- 추억 소환: 무엇보다 '쥬라기 공원' 오리지널 배우들의 귀환은 이 영화의 가장 큰 무기였습니다. 그들을 스크린에서 다시 만나는 것만으로도 팬들에게는 큰 의미가 있었습니다. 그들의 상징적인 대사나 행동을 다시 보는 재미도 쏠쏠했습니다.
- 기술적인 완성도: 공룡의 시각 효과나 액션 시퀀스의 연출 등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여전히 뛰어난 완성도를 보여줍니다. 대형 스크린에서 공룡을 만나는 경험 자체는 여전히 매력적입니다.
- 다양한 공룡의 등장: 기존 시리즈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공룡들이 대거 등장하여 공룡 팬들에게는 반가움을 선사했습니다. 특히 깃털 달린 공룡들의 모습은 실제 고생물학 연구 결과를 반영하려는 시도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도 했습니다.
확장판의 경우, 극장판 개봉 후 제기되었던 일부 아쉬움(특히 초반부 공존에 대한 묘사나 캐릭터 서사)이 다소 보완되었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하지만 영화의 근본적인 스토리텔링 문제나 초점의 분산까지 해결해주지는 못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맺음말: 끝나지 않는 '쥬라기'의 유산
영화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은 30년간 이어진 '쥬라기' 사가를 마무리하는 작품으로서, 많은 기대를 모았지만 결과적으로는 팬들과 평단 모두에게 복합적인 평가를 남겼습니다. 오리지널 배우들의 재회와 일부 시각적인 스펙터클은 분명 매력적이었으나, 산만한 스토리, 아쉬운 공룡 활용, 그리고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결말은 이 영화가 가진 명확한 한계였습니다.
어쩌면 '쥬라기' 시리즈는 단순히 공룡을 보여주는 것을 넘어, 과학 기술의 발전과 그로 인한 예측 불가능한 결과, 인간의 통제력 상실, 그리고 자연의 위대함과 공포에 대한 이야기를 해왔을지도 모릅니다.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은 이러한 주제들을 모두 담아내려 했으나, 그 과정에서 다소 길을 잃은 듯한 인상을 줍니다.
하지만 이 영화가 '쥬라기' 시리즈에 대한 우리의 오랜 애정과 추억을 다시 한번 소환했다는 점, 그리고 인간과 공룡이 한 세상에 살게 된다는 흥미로운 상상을 시각적으로 구현했다는 점은 분명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비록 완벽한 마무리는 아니었을지라도,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은 거대한 공룡들이 스크린을 활보했던 한 시대의 끝을 알리는 작품으로 팬들의 기억 속에 남을 것입니다. 그리고 '쥬라기'라는 이름이 가진 상상력과 모험의 유산은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될 것입니다. 이 영화를 통해 '쥬라기' 시리즈에 대한 당신의 추억과 감상은 어떠셨나요? 댓글로 함께 이야기 나눠봐요!